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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법무사 이전호 (sy7@sy7.com) 조회수: 8328 , 줄수: 191
판례 : 유가증권시장에 법인이 유가증권을 상장하는행위, 상장폐지결정, 유가증권상장규정의 법적 성질


▒  서울고법 2006.12.14. 선고 2006나18022 판결  【상장폐지결정무효확인】: 상고  [각공2007.2.10.(42),365]
- Edit by lawpia.com 법무사 이전호

 

    법무사 이전호 주 : 이 판결은 미확정 판결입니다.

원고회사(A회사라고 약칭합니다)가 제기한 상장폐지 결정 무효확인 소송에 대한 법원의 승소 판결에 대해, 피고 증권선물거래소가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매매거래 정지는 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계속된다는 내용의 원고회사의 공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진행 중이므로 그 결과를 관심있게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판시사항 및 판결요지】


[1]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에 법인이 유가증권을 상장하는 행위와 그 상장폐지결정의 법적 성질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 등에 유가증권을 상장하려는 법인은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 등을 준수하겠다는 전제하에 상장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서,

유가증권의 상장은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신청법인 사이의 상장계약이라는 사법상의 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또한 상장폐지결정은 그러한 사법상의 계약관계를 해소하려는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일방적인 해지의 의사표시이다.
 

[2]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의 법적 성질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증권거래법의 규정에 따라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은 행정기관이 제정하는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라고 볼 수 없으며, 증권거래법이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자치적인 사항을 그 규정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으로서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자치적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3]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설립이 법률에 근거하고 있고 공적인 감독제도에 의하여 통제를 받을 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상장규정은 법률에 의하여 그 제정이 강제되어 있는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하며,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법인 간의 관계는 상장계약이라는 사법상의 계약을 통하여 맺어지는 것이지만 그 상장계약의 내용이 되는 유가증권상장규정은 사실상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규정을 상장법인이 그대로 따르는 형태로서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법인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이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거나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 상장법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이다.


[4] 주권상장법인이 구 회사정리법에 따라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한 경우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하도록 정한 구 유가증권상장규정 제37조 제1항 제9호의 효력(무효)

 주권상장법인이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에 따라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한 경우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하도록 정한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구 유가증권상장규정(2003. 1. 1. 시행) 제37조 제1항 제9호는 비례의 원칙과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고, 구 회사정리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 무효이다.

 

【참조조문】

[1]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제15조,제16조/ [2]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증권거래법 제88조,제115조/ [3]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제5조 제2항,제15조,증권거래법 제88조,제115조,민법 제2조,제104조/ [4]증권거래법 제88조,민법 제2조,제104조, 구 유가증권상장규정(2003. 1. 1. 시행) 제37조 제1항 제9호

【전 문】

【원고, 항소인】 정리회사 A 주식회사의 관리인 서○현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창)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김○정)

【제1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06. 1. 13. 선고 2005가합8829 판결

【변론종결】2006. 11. 9.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5.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정리회사 A 주식회사 발행의 주권에 대한 상장폐지결정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A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는 1976. 6. 29. 피고의 전신인 한국증권거래소에 주권을 상장한 주권상장법인으로서, 2002. 12. 12.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고, 2003. 9. 19. 정리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정리회사이고, 원고는 위 법원으로부터 그 관리인으로 선임된 자이며, 피고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에 따라 2005. 1. 27.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선물거래소 및 코스닥증권시장을 통합하여 설립된 통합 증권거래소이다.

 

나. 유가증권상장규정 중 상장폐지 관련 규정의 변경 과정

 

(1) 원고 회사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시점인 2002. 12. 12. 당시 적용되던 통합 전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상장규정(2002. 3. 30. 시행. 이하 ‘구 상장규정’이라고 한다)은 제42조의2 제1항 제8호에서는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관리종목 지정사유로 정하였고, 제37조 제1항 제3호에서는 주권상장법인이 회사정리법의 규정에 의하여 정리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후 법원의 정리절차 개시결정일 익일부터 기산하여 2년마다 한국증권거래소가 심사하여 주권상장법인으로서의 적격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혹은 정리절차개시신청 기각, 정리절차개시결정 취소, 정리계획 불인가 및 정리절차폐지의 결정 등이 있을 때에는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한다고 규정하였다.

 

(2) 그런데 그 이후 개정된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상장규정(2003. 1. 1. 시행. 이하 ‘개정 상장규정’이라 한다)은 제37조 제1항 제9호에서 회사정리법의 규정에 의하여 정리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경우에 거래소는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하도록 정하였고(이하 위 제37조 제1항 제9호를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라 한다), 부칙 제4조에서 “이 규정의 시행 당시 종전의 제42조의2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권상장법인에 대하여는 제37조 제1항 제9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2004. 12. 31.까지는 종전의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의 규정을 적용하며, 2004. 12. 31.까지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한다.”고 규정하였다.

 

(3) 이후 위 부칙 규정이 다시 개정되었는바,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상장규정(2004. 12. 27. 시행) 부칙 제2항(이하 위 부칙 제2항을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은 “유가증권상장규정(2003. 1. 1. 시행) 부칙 제4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위 부칙 제4조 규정 시행 당시 종전의 제42조의2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권상장법인에 대하여는 제37조 제1항 제9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관리종목으로 계속 지정하고,

회사정리절차종료의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그 익일부터 관리종목지정을 해제하며, 정리절차개시결정의 취소, 정리계획 불인가 및 정리절차폐지의 결정 등이 있는 때에는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한다. 다만, 2004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이 규정 제15조의2 제1항 각 호(제6호 및 제7호를 제외한다)의 요건을 구비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2005. 3. 31.까지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제15조의2 제1항은 주권의 재상장심사요건에 관한 조항으로 제1호에서 자본금, 자기자본 및 상장예정주식수, 제2호에서 매출액, 제3호에서 주식의 분산요건, 제4호에서 재무내용, 제5호에서 감사인의 감사의견, 제6호에서 합병에 관하여 각 재상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특히 제4호의 (가)목에서는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경상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있고, 동 영업이익, 경상이익 및 당기순이익 중 적은 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 자기자본의 100분의 5 이상이거나 25억 원 이상일 것”을 재상장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4) 피고의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2005. 1. 27. 시행. 이하 ‘현행 상장규정’이라고 한다) 부칙 제3조는 위 규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관리종목지정 및 상장폐지 등의 적용에 있어서는 종전 한국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상장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 한편, 현행 상장규정 제95조 제1항 제11호에서는 공익과 투자자보호 및 시장관리를 위하여 피고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피고가 유가증권의 매매를 정지할 수 있도록 정하여져 있다.

 

다. 구 상장규정이 적용될 당시 회사정리절차를 신청한 원고 회사는 2002. 11. 19.경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으나, 2005. 3. 31.까지 위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되지 아니하였고, 최근 사업연도인 2004. 1. 1.부터 2004. 12. 31.까지의 회계기간 동안 원고 회사에게 영업손실 금 21,136,505,106원, 경상손실 금 52,099,912,080원 및 당기순손실 금 52,099,912,080원이 발생하여 재상장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됨에 따라, 피고는 2005. 3. 11.경 원고 회사의 주권에 관하여 매매거래정지조치를 취한 후 2005. 3. 31. 원고 회사에게 이 사건 부칙조항에 따라 상장폐지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이라 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최종부도가 발생하거나 혹은 은행거래가 정지된 경우, 최근 사업연도의 사업보고서상 자본금 전액이 잠식된 경우 등 파산의 위험이 반영된 일반적인 상장폐지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 주권상장법인이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해 법인의 주권을 상장폐지하도록 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은, 부실기업의 회사정리절차신청을 사실상 봉쇄하여 ‘갱생가능성’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인 판단을 통해 보호할 수 있었던 당해 주권상장법인과 기존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으로서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② 이 사건 부칙조항 역시,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어 상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원고 회사의 법적 지위를 사후 개정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박탈하고 있고, 상장 유지를 위하여 통상의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요구하지 않는 재상장요건을 원고 회사와 같은 정리기업에 대해서만 갖출 것을 요구함으로써 평등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위 각 규정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도 당연히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주권재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원고 회사의 주권상장이 폐지될 상황에 처한 것이므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은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과 관련이 없고,

②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2000년 및 2001년에 이르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부실기업이 전체 상장법인의 17%에 이르게 되고 투기적 거래가 빈번하게 됨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상장폐지요건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 및 부칙조항 등이 도입된 것인바, 투자부적격 부실기업의 주권을 계속 상장시킴으로써 기존 주주가 부담할 위험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 실제로 회사정리절차를 신청한 많은 기업들이 다른 사유로 상장폐지될 만큼 부실의 정도가 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위법한 규정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③ 이 사건 부칙조항도 이미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이 이루어진 부실기업에 대하여 재상정요건이 구비되지 않을 경우 장래를 향하여 상장폐지하겠다는 것이어서 소급입법에 반하거나 정상적인 상장기업과 차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 역시 무효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 등의 법적 성격 및 그 무효 판단 기준

 

(1) 피고는 유가증권의 공정한 가격형성과 안정 및 그 유통의 원활을 기하기 위하여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및 선물시장의 개설·운영에 관한 업무, 유가증권의 매매거래 및 선물거래에 관한 업무, 유가증권의 상장(上場)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피고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 등에 유가증권을 상장하려는 법인은 피고가 제정한 유가증권상장규정 등을 준수하겠다는 전제하에 피고와 사이에 상장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유가증권의 상장은 피고와 상장신청법인 사이의 “상장계약”이라는 사법상의 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또한 상장폐지결정 역시 그러한 사법상의 계약관계를 해소하려는 피고의 일방적인 해지의 의사표시라고 할 것이다.

 

(2) 한편, 증권거래법 제88조 제2항에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유가증권의 심사 및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유가증권의 관리를 위하여 피고가 상장규정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다음, 제3항에서 그 상장규정에서 정할 사항을 열거하고 있는바, 이러한 증권거래법의 규정에 따라 제정한 피고의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규정한 이상 이를 행정기관이 제정하는 일반적, 추상적인 규정으로서 법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증권거래법이 피고의 자치적인 사항을 그 규정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으로서, 피고의 자치적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3) 위와 같이 피고는 그 본질이 사법상의 주식회사이고, 유가증권시장에 유가증권을 상장함에 있어 상장법인과 피고는 상장계약이라는 사법상 계약을 체결하며, 상장폐지는 피고가 행하는 상장계약의 일방적 해지이고, 유가증권의 상장 및 상장폐지를 규정하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은 피고가 제정하는 자치적 규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피고는 설립이 강제되어 있고, 그 목적 역시 공정한 가격의 형성과 안정 및 그 유통의 원활이라고 하여 공익적 성격이 부각되어 있으며(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제4조 제1항), 유가증권시장이라 함은 유가증권의 매매거래를 위하여 피고가 개설하는 코스닥시장 이외의 시장을 말한다고 규정하고(같은 법 제2조 제1항),

피고가 아닌 자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선물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을 개설하거나, 유사시설을 이용하여 유가증권의 매매거래를 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15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어 피고 이외에는 유가증권시장을 개설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피고가 정관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재정경제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같은 법 제5조 제2항), 피고의 회원이 아닌 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하지 못한다고(증권거래법 제85조) 하여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자를 제한하고 있고,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매거래대상이 되는 유가증권에 대하여 증권거래법 제88조 제2항에서 피고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유가증권의 심사 및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상장유가증권의 관리를 위하여 유가증권상장규정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3항에서 상장규정에 정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증권거래법 제115조 제1항과 제2항은 피고가 상장규정을 제정하고자 할 때 및 변경 또는 폐지하고자 할 때에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금융감독위원회는 승인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미리 재정경제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위와 같이

① 피고의 본질이 사법상의 존재이기는 하나, 그 설립이 법률에 근거하고 있고, 공적인 감독제도에 의하여 통제를 받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제정하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은 법률에 의하여 그 제정이 강제되어 있는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한 점,

② 피고와 상장법인 간의 관계는 상장계약이라는 사법상의 계약을 통하여 맺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그 상장계약의 내용이 되는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은 사실상 피고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규정을 상장법인이 그대로 따르는 형태로서 피고가 상장법인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게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정하는 상장규정이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거나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 상장법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이러한 무효인 상장규정에 기초한 피고의 상장폐지결정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무효인지에 관한 검토 필요성

 

원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은 이 사건 부칙조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 부칙조항이 무효인지 여부에 따라 그 무효 여부도 결정될 것이나, 구 상장규정이 개정되어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도입되면서 당시 이미 회사정리절차가 진행중인 상장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의 적용을 제한할 목적으로 개정 상장규정에 경과규정을 부칙으로 두었고, 이 사건 부칙조항은 위 경과규정을 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무효일 경우에는 이 사건 부칙조항 및 이에 근거한 원고 회사에 대한 상장폐지결정 역시 무효로 볼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과 관련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칙조항이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무효인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다.

 

다.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의 무효 여부

 

(1)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측면

 

(가) 유가증권시장에 주권이 상장된 상장법인은 상법과는 달리 자기주식의 취득이 원칙적으로 허용되고(증권거래법 제189조의2), 신주발행에 있어 원칙인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일반공모증자를 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같은 법 제189조의3), 이익참가부사채, 교환사채 등의 신종사채를 발행할 수 있고(같은 법 제191조의4), 우리사주조합에 대하여 주식을 배정할 수 있으며(같은 법 제191조의7), 상법에 비하여 액면미달의 발행에 있어 특례를 인정받는(같은 법 제191조의15) 등 법률상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반면, 증권거래소로서는 상장법인의 재무건전성과 회계의 투명성을 유지하여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증대되는데, 이는 엄격하고 투명한 상장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실효성 있는 관리와 감독 수단을 강구하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킴으로써만 달성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장법인이 누리는 이익도 결국은 거래소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주권의 상장을 폐지할 필요가 발생한다. 이러한 점에서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한 경우 당해 주권의 상장을 폐지하도록 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은 부실기업을 조기에 퇴출시켜 건전한 시장을 만들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목적하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부실기업의 조기퇴출과 투자자 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한 법인을 상장폐지하는 것이 반드시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① 우선, 이 사건 상장규정상의 다른 상장폐지사유가 없어 계속 그 주권이 상장되어 있는 상장법인은 부실의 정도가 심화되기 전에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하여 조기에 부실을 정리하여 회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에 바로 이어지는 상장폐지로 인하여 받게 될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회피함으로써 오히려 다른 상장폐지사유에 해당하여 상장폐지될 때까지 당해 상장법인의 부실을 심화, 장기화시킬 수 있다.

     

    ② 또한, 이 사건 상장폐지규정은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한 상장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즉시 퇴출되어야 할 정도로 부실이 심화되었다고 보는 전제에서 규정된 것이라고 할 것인바,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기업이 반드시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이 되어야 할 정도로 부실이 심화된 기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회사정리법은 회사정리절차개시의 재정적 궁핍에 관한 요건으로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함이 없이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때(변제불능)’와 ‘회사에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때’를 규정하고 있고, 전자의 경우에는 그 신청권자를 회사로 제한하고 있는데(제30조 제1항, 제2항), 회사정리법상의 변제불능은 파산의 원인인 지급불능(파산법 제116조 제1항)과는 다른 상대적 지급불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채무의 변제가 가능하지만 그 변제로 인하여 또는 변제자금을 마련하느라고 사업계속에 지장이 초래된다면 그 요건이 충족되는 바,

    이는 회사의 재정적 궁핍의 정도가 극에 달할 때에 회사정리를 신청하기보다는 부실이 심화되기 전에 회사가 회사정리를 신청하여 조기에 회사를 정상화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러한 회사정리법의 취지에 비추어 상장법인이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한다고 하여 이를 곧 회사의 부실상태가 심각하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

     

    ③ 현실적으로,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하는 상장기업의 대부분이 일시적 자금압박 등의 사유로 부실에 직면해 있다가도 채권유예, 면제, 출자전환 등의 합리적인 정리계획에 따라 회생의 과정에 있으며, 부실의 정도가 심하여 파산에 이를 정도인지의 여부는 회사정리절차개시 후 진행되는 절차에서도 충분히 판단이 가능하고, 나아가 최근 회사정리절차 진행중인 기업의 대부분이 인수합병(M&A)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회사정리절차를 종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상장폐지조치를 취하는 것은 회생가능한 기업의 건실화를 근본적으로 막음으로써 국가경제에 크나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④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부실상태가 심각한 기업을 조기에 주식시장에서 퇴출시킬 목적이라면, 이는 다른 상장폐지조항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즉, 개정 상장규정 제37조 제1항은 이 사건 상장폐지규정 이외에도 감사의견(제3호), 영업활동정지(제4호), 최종부도발생 또는 은행거래정지(제5호), 자본잠식(제6호), 주가(제16호), 상장시가총액(제17호) 등 실질적으로 부실의 상태가 심각하거나 이로 인한 파산의 위험이 있는 경우 상장폐지결정을 할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개정 상장규정의 상장폐지사유들은 이전의 구 상장규정상의 상장폐지사유에 비하여 더욱 강화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재무상태의 부실이 심화된 기업이라면 강화된 위와 같은 구체적이고 일반적인 상장폐지 규정을 적용하여 그 부실기업을 퇴출시키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구체적인 회사 부실로 인한 상장폐지규정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오로지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업의 구체적인 재무상태를 전혀 심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상장폐지결정을 하도록 한 이 사건 상장폐지규정은, 이 규정으로 달성하려는 ‘부실기업의 조기퇴출과 이를 통한 주식시장의 거래안정 및 투자자 보호’라는 목적과 구체적인 부실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조항에 따라 상장폐지될 경우 그 상장법인과 기존 주주들이 상실하게 되는 직접적인 이익을 비교할 때 비례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측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2005. 12. 31. 유효기간 만료)은 부실징후기업의 관리절차로서 협의회에 의한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 채권은행협의회에 의한 채권은행 공동관리, 주채권은행에 의한 은행관리 등의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금융기관들의 공동관리절차와 회사정리법상의 회사정리절차는 부실징후기업의 조기 회생이라는 목적에서 동일한 것으로서 양자간에 선택을 할 수 있는 수단상의 차이에 불과하지, 절차의 선후관계에 있다거나 부실의 심화 정도에 따라 그 절차가 나뉘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피고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공동관리절차에 따른 회생절차를 선택한 기업의 경우 경영정상화까지의 소요기간이 회사정리절차에 비하여 단기이며, 신규사업과 같은 적극적인 기업활동도 허용되고, 기존주주들의 권리에 대하여 제한이 없으므로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을 한 기업과 같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유는 부실징후기업을 관리함에 있어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협의에 의한 관리인지 아니면 법원에 의한 엄격한 관리인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부수적인 차이일 뿐이지, 양 절차 사이에 이를 신청한 기업의 부실 또는 부실징후의 정도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오히려 채권금융기관의 관리는 회사정리절차와 같은 구사주의 경영권 상실, 주식의 소각 등의 강력한 회생조치를 피하기 위한 피난처로 악용되는 사례도 있고, 채권금융기관 간의 이해관계의 대립 등으로 회사회생이라는 측면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상장폐지규정은 회사정리절차를 선택한 기업만을 곧바로 상장폐지하여, 공동관리절차를 선택한 기업에 비하여 차별하고 있는바, 그러한 차별에 다른 합리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상장폐지규정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3) 회사정리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제약하는 측면

 

    (가) 회사정리절차는 재정적 궁핍으로 파탄에 직면하였으나 경제적으로 갱생의 가치가 있는 주식회사에 관하여 채권자, 주주, 기타의 이해관계인의 이해를 조정하며 그 사업의 정리재건을 도모하는 절차로서 그 목적과 다수 회사관계인의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한 집단적 채무처리절차라는 성격상 회사정리법의 각 규정은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나) 그런데 회사정리절차개시를 신청할 경우, 다른 구체적인 부실로 인한 상장폐지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바로 상장폐지를 통하여 상장으로 인한 법률상 이익을 박탈하도록 하는 것은 회사정리절차개시의 신청에 과도한 불이익을 가하여 상장법인에 대하여 회사정리법에 기한 회생의 기회를 현저하게 제한하고, 회사정리절차를 통하여 조기에 부실을 종료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회사정리법상 보장된 회사정리절차를 밟을 권리를 현저히 제약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은 비례의 원칙과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고, 회사정리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부칙조항 및 상장폐지결정의 무효

 

위와 같이 이 사건 상장폐지조항이 무효인 이상 그 경과규정에 불과한 이 사건 부칙조항도 함께 무효라고 할 것이고, 이러한 무효인 상장폐지조항, 부칙조항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도 무효라고 할 것이다.

 

마. 이 사건 소의 확인의 이익

 

앞서 본 바와 같이, 유가증권시장에 주권이 상장된 상장법인은 상법과는 달리 자기주식의 취득이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신주발행에 있어 원칙인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일반공모증자를 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이익참가부사채, 교환사채 등의 신종사채를 발행할 수 있고, 우리사주조합에 대하여 주식을 배정할 수 있으며, 상법에 비하여 액면미달의 발행에 있어 특례를 인정받는 등 법률상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은 이러한 법률상 이익의 박탈 여부에 대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상장폐지결정을 통보받은 원고 회사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그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가 2005.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정리회사 A 주식회사 발행의 주권에 대한 상장폐지결정은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확인의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구(재판장)  김유진  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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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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