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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서 론

     

    제1절 연구의 목적

     

      부동산물권의 공시방법으로서 우리 나라는 등기제도를 채용하고 있는데, 등기는 물적편성주의에 의하여 각각의 물건마다 별개의 용지를 작성하게 된다. 여기서 등기부에는1필의 토지 또는 1동의 건물에 대하여 1용지를 사용한다(부동산등기법 제15조 1항). 이것이 이른바 1부동산 1등기용지의 원칙이다. 따라서 어떤 부동산에 관하여 일단 최초의 보존등기가 경료된 후에는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다른 보존등기를 다시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등기공무원의 업무미숙 등으로 인하여 동일한 부동산에 대해 둘 이상의 보존등기가 개설되는 경우가 있는 바 이것이 바로 중복등기의 문제이다.

      중복등기는 부동산등기제도의 기본원칙에 반하므로 어느 하나의 등기부를 폐쇄하여 1부동산 1등기용지의 상태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만 각각의 보존등기가 형식적으로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하여, 그에 기하여 다시 이전등기가 행해지는 등으로 해서 서로 상이한 권리관계를 공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어느 하나의 보존등기를 존치 시키고 다른 하나를 폐쇄시키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첫째로는 시간적으로 순서를 두고 각각 경료된 보존등기중 어느 것을 우선시킬 것인가에 관한 기준이 문제로 되고, 다음으로는 절차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중복등기를 해소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복등기는 대부분 등기공무원의 업무상의 착오나 잘못에 기인하여 발생된 병리적인 현상이며, 단일한 등기로 바로잡아지기까지의 과도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복등기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단지 등기공무원의 잘못으로만 돌리기에는 마땅치 않으며, 우리 나라 등기제도자체의 문제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즉 중복등기가 발생하게된 가장 큰 원인은 종래 우리 나라의 부동산등기법이 등기부와 대장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전근대적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중복등기가 문제가 된 많은 사례는 부동산이 분합필되어 각종의 관련 대장에 기재된 후에도 당해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등기부는 여전히 분합필되기 전의 상태에 있는 경우에 발생하였다. 더구나 우리 나라는 일제로부터의 해방에 이어 농지개혁을 단행하면서, 동시에 한국전쟁을 겪게 되어 부동산등기제도가 서류상으로 안돈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단순히 등기공무원에게 이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난망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중복등기의 처리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해방이후 지금까지, 초기에는 거의 절차적 기준에 충실한 태도를 보이다가 이후에는 실체적 기준을 따르는 태도로 입장을 바꾸었고, 현재에 와서는 다시 절차적 기준을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절차중시적 태도는 불필요하게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다툼을 단일한 소송에서 일거에 해결하는 것을 부가능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궁극적인 진실한 소유권자가 제1의 소송에서 패소하고 나서 다시 제2의 소송을 통하여 자기의 권리를 회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였다.

      사실 중복등기는 기왕에 발생한 것이 지금까지 문제되고 있는 것이지 향후에까지 새로운 중복등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등기업무의 전산화가 진행되면서 등기카드가 지번순으로 편철되고, 등기카드와 대장의 일원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도 중복등기의 발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1993년 3월에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중복등기에 대한 직권정리가 훨씬 용이해짐으로써 중복등기로 인한 문제는 점차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기왕에 발생한 중복등기가 소송으로 다투어지는 경우에, 대법원판례가 기본적으로 절차중시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중복등기로 인하여 진실한 권리자가 그의 소유권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을 갖게 된 경우, 현재의 대법원판례 대로라면 단일한 소송을 통해 그의 권리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매우 곤란한 실정이다(특히 실체관계상의 정당한 소유자가 중복등기의 후차등기상의 권리자인 경우에 그러하다).

      등기공무원의 업무처이상의 과실로 인하여 중복등기가 경료되고, 그 때문에 후순위의 중복등기된 부동산에 담보물권 기타의 리해관계를 갖게 된 자는 등기공무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대법원 1975.12.30. 선고 75다1452판결 ),또한 중복등기가 경료되는데 있어서 후차의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하거나 그에 가담한 자 또는 후차등기가 무효인 등기임을 알고도 양도한 자는 민사상 담보책임(민법 제580조, 제581조)내지 민사상 부법행위책임(민법 제750조)을 부담하게 되겠지만 이것은 중복등기로 인해 피해를 입은 권리자의 구제를 위한 직접적인 수단이 되지 못한다.

      결국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한 소송을 통하여 그의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며, 따라서 중복등기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가 이 문제에 관한 쟁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복등기에 관한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처리방법을 검토하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는 판례의 태도와 이에 대한 학계의 평가를 살펴보면서,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보려고 한다.

       

       

    제2절 연구의 범위

     

      본 논문은 ‘중복등기의 효력’을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논의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중복등기의 효력을 고찰하는데 있어서는, 그 판단의 전제로서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의 이상기능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한 처리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의 이상 기능에 비추어서 합리적인지를 조사하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중복등기와 같은 병리적인 등기의 효력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한도에서는 부동산등기의 유효요건과 효력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중복등기의 효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중복등기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중복등기 자체의 효력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해방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중복등기에 관한 소송에서 나타난 대법원판례의 흐름이 어떠한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고찰대상이 될 것이며, 그에 대한 학계의 평가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중복등기에 대한 판례를 검토함에 있어서는 중복등기의 효력 자체에 대한 판례 외에도 그에 더하여 부수적으로 제기되는 쟁점, 예컨대 중복등기가 각종의 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나 경락허가결정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에는 어떠한가 하는 문제나, 중복등기로서 무효로 되는 등기에 기한 등기부취득시효(민법 제245조 제2항)가 인정될 수는 없는지의 여부 등에 관한 판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 중복등기가 소송이 아니라 등기공무원에 의해 직권으로 해소되는 경우의실무처리에 대해서도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본 논문에서는 이상에서 제기된 중복등기의 효력문제와 그에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연구의 범위로 하였다.

       

       

    제3절 본 논문의 구성

     

      본 논문에서는 제1장의 서론에 이어 제2장에서는 우선 중복등기의 발생원인을 이제까지의 판례에서 나타난 것들을 중심으로 유형별로 알아보고, 중복등기로 다루어지는 범위의 획정을 위해 필요한 ‘중복등기여부의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zus

      이어서 부동산등기제도와 중복등기의 관계를 다루게 되는데 여기서는 중복등기의 효력에 대한 판단에 필요한 전제로서의 부동산등기제도의 이상기능 및 부동산등기의 유효요건과 그 효력등을 검토하게 된다.

      이어서 제3장에서 본 논문의 중심연구과제인 중복등기의 효력을 서술하게 되는데 우선 이 문제에 대한 학설을 검토하고, 이어서 이 문제에 대한 판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천해 온 모습을 추적하면서 중복등기의 효력을 류형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이 문제에 관련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중복등기가 각종의 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나 경락허가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의 문제 및 무효인 중복등기에 기한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부의 문제를 다룬다.

      제4장에서는 중복등기에 대한 실무상의 처리를 다루게 되는데 여기서는 개정된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에 따라 등기공무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중복등기의 직권정리절차를 중심으로 논하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결론을 통하여 여기까지의 논의를 정리하고 향후의 중복등기문제의 처리방향을 전망하는 것을 내용으로 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