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단 전재 배포 및 학문적 목적 이외의사용을 금지 합니다 -
Copy right All Right  Goh. Seong Gyu
Edit lawpia.com 

 

 
제3절 부동산등기제도와 중복등기의 관계

 
1. 서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 반하는 중복등기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중복하여 경료된 등기 사이의 우렬문제를 논함에 있어서는 선후의 등기 가운데 과연 어느 등기가 우리 나라의 부동산등기제도의 운용실태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중복등기의 효력상의 우렬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서 그 선행작업으로, 어느 입장이 더 부동산등기제도의 운용실태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필요한 범위내에서 부동산등기제도의 리상과 기능, 부동산등기의 유효요건, 1부동산 1등기용지의 원칙과 등기의 유효성문제 및 부동산등기의 효력 등을 검토하기로 한다.
 
 

2. 부동산등기제도의 리상기능과 중복등기
 
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하여 성립요건주의를 취하는 우리 민법하에서 부동산등기는 부동산물권변동의 성립요건이면서 동시에 부동산물권의 현재의 권리상태를 공시의 원칙에 따라 외부에 공시하는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부동산등기가 부동산물권변동의 성립요건(또는 효력발생요건이라고도 한다)이긴 하지만, 부동산등기가 부동산물권의 존속요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등기를 물권변동의 효력발생요건인 동시에 그 존속요건이기도 하다.고 하면서, 등기는 부동산의 권리상태를 부단히 계속해서 공시하여야 하기 때문에, 현재 효력을 가지고 있는 등기부의 기재면에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사항은 효력을 잃는다고 새기는 견해 (곽윤직, 신정판 부동산등기법.박영사 (1993) .446-447면. )도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견해 (이영준, 전정판 물권법.박영사(1996) 105-106면. 김상용, 개정판 물권법. 법문사(1994) 171면. )나 판례 ( 대법원 1982.9.14. 81다카923판결(공보 692호, 939면. 판결집 제30권 3집, 45면) 에서는 등기는 부동산 물권변동의 성립요건이기는 하지만 존속요건은 아니라고 새기고 있다.
 
등기는 어디까지나 권리외관일 뿐이지 권리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 (김상용, 상게서, 170면. )우리민법과 동일하게 형식주의를 취하고 있는 독일에 있어서도 등기는 물권변동의 효력발생요건일 뿐 효력존속요건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 (이영준, 상게서, 105면. ) 그밖에 현행 민법은 등기에 대해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에 근거해 볼 때,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등기가 리해관계인이나 제3자의 불법행위 또는 등기공무원의 과오로 말소된 경우 ( 대법원 1968.8.30. 68다1187판결 )나 멸실된 경우에도 모든 물권은 등기가 멸실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영준, 상게서, 103면. ( 대법원 1988.10.25. 87다카1232판결( 공보 837호, 1471면)

이와 같이 부동산등기는 부동산물권의 성립요건이면서 동시에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멸실 또는 말소되지 않는 한 현재의 부동산물권의 상태를 공시하므로, 부동산등기는 부동산물권의 변동과정과 현재의 권리상태를 공시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상용, 전게논문, 41면. )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부동산등기는 부동산물권변동의 과정을 진실 그대로 유루없이 공시할 것과, 현재의 부동산 권리상태를 진실대로 공시할 것을 그 이상으로 하고 있다.( 김상용, 상게논문, 41면. )

 
본래 물권행위와 등기는 언제나 합치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면 등기부는 물권변동의 과정 내지 경과와 물권변동원인의 태양 내지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공시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 부동산등기법의 목표 내지 리상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부동산등기법 제40조, 41조, 57조 등 참조)
 
이러한 부동산등기제도의 이상에 충실하지 못한 등기를 일응 불실등기 또는 변칙적 등기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불실등기는 부동산등기법의 본래의 취지에 반하고, 또한 등기제도의 작용을 크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앞서의 원칙대로라면 마땅히 무효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판례는 일찍부터 이러한 등기들을 유효한 것으로 새기고 있다.
 
예컨대 중간생략등기, 실제와 다른 등기원인에 의한 등기에 대해서 그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무효등기의 류용도 그 유용을 하기 전에 새로운 리해관계를 가지게 된 제3자가 없는 한,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판례가 이들 변칙적 등기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것은 거래안전에 대한 고려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판례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등기라는 것은 부동산에 관한 현재의 진실한 권리상태를 공시하고 있으면 되고,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나 모습은 사실과 같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이론에 입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곽윤직, 부동산등기법, 453면. )
 
중복등기도 넓은 의미에서는 불실등기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김상용, 전게논문, 41면.
그러므로 중복등기는 단순히 등기의 시간적 선후만을 기준으로 그의 효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3. 부동산등기의 유효요건과 중복등기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하여 성립요건주의를 취하는 우리민법하에서는, 법률행위에 의한 부동산물권변동에 있어서는 등기가 필수요건이 된다. 즉 등기는 법률행위에 의한 물권변동에 관하여 법률이 요구하는 물권행위 이외의 또 하나의 요건인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 바 물권행위가 있더라도 그에 부합하는 등기가 없으면 물권변동은 일어나지 않게 된다.
 
등기가 물권행위와 함께 물권변동의 효력을 발생시키려면 그 등기가 유효하게 성립해야 하고, 다음으로 그 등기가 물권행위의 내용과 합치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등기는 우선 부동산등기법이 규정하고 있는 절차상의 요건을 갖추어서 적법하게 행해져야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물권행위와 그 내용에 있어서 서로 부합하여야 한다.
 
전자의 요건을 형식적 또는 절차적 유효요건 이라 할 수 있고, 후자의 요건을 등기의 실질적 또는 실체적 유효요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등기의 유효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결하면 하자있는 등기가 되는데, 하자있는 등기의 유효여부는 일률적이지 않다.
 
우선, 등기가 형식적 유효요건은 갖추었으나 실체적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그 등기는 무효가 된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즉, 등기는 당사자가 물권행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의도하는 물권변동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며, 만약 양자의 내용이 서로 합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등기는 유효할 수 없는 것으로서 물권변동의 효력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등기가 실체적 유효요건은 갖추었으나 절차적 유효요건만을 결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등기의 유효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적지 아니하다. 예컨대, 신청서의 기재에 잘못이 있거나 또는 신청에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와 같이 등기 신청절차에 하자가 있었으나, 그 등기가 사실상 행해졌다면 이 때에 등기의 유무효여부는 그 절차상의 하자 그 자체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주로 그 등기가 실체적 유효요건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결정하여야 한다.
 
즉 당사자에게 등기신청의 의사(등기의사)가 있고 또한 등기가 실체적 유효요건을 갖추고 있는 한 그 등기는 유효하다. ( 대법원 1966.4.6. 66다196판결, 대법원 1970.11.14. 70다 2116판결. )
 
구체적으로는 부동산등기법 제55조 1호와 2호에 위반한 등기는 당연히 무효가 되나, 동조 3호 이하에 위반한 등기는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 대법원 1968.8.23. 68마823결정(판결집 제16권 2집 351면). 곽윤직, 부동산등기법. 449면. 김상용, 전게서. 172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판례를 통해서 살펴보면 다음의 경우가 있다.

 
ⅰ) 위조문서에 의한 등기는 무효로 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조문서에 의한 등기이더라도 이것이 실체관계에 부합하거나 또는 그 등기에 부합하는 물권행위가 있을 때에는 그 등기는 유효하다. ( 대법원 1965.5.25. 65다365판결 ; 대법원 1982.12.14. 80다459판결. )
 
ⅱ) 등기신청을 한 대리인이 대리권이 없는 경우에도 그 신청이 본인의 의사에 부합하거나 또는 표현대리가 인정되거나 실체관계가 본인의 의사에 의해서 유효하게 성립하고 등기가 이에 부합하는 때에는 그 등기는 유효하다 ( 대법원 1971.8.31. 71다1163판결.)
 
ⅲ) 무능력자가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한 때에도 그것이 법정대리인의 의사에 적합한 것이라면 실체관계와 부합하는 이상 유효한 것으로 취급해야 할 것이다.
 
ⅳ) 등기의무자인 사자명의의 신청에 기한 등기도 그것이 사자인 양도인 또는 그의 공동상속인의 의사와 부합되고 또한 실체관계와 일치된다면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64.11.24. 64다685판결. 곽윤직, 상게서, 449-450 ; 김상용, 상게서, 172-173. )

 
이러한 경우 외에도 판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중간생략등기, 실제와 다른 등기원인에 의한 등기의 유효성인정 및 무효등기의 제한적인 류용의 허용 등을 통하여 절차적 유효요건을 결한 등기라도 실체적 유효성을 갖추고 있으면 그 등기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등기의 형식적 요건은 등기공무원에게 실질적 심사권이 없는데 대응해서 실체적인 권리관계를 등기부에 정확히 반영시키기 위한 하나의 절차상의 기술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형식적 요건의 의미를 과대평가할 것이 못된다. 부동산등기법이 공동신청주의의 원칙을 채택한 이유도 당사자 특히 등기의무자의 의사가 절대로 필요하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등기함으로써 등기법상 부이익을 입는 등기의무자가 등기에 관여하면 그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게 된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한 비록 그 등기가 위조문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도 그 등기는 유효하다고 풀이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고상룡, 법률신문 2025호(1991.4.15), 15면 )
 
한편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그것은 “등기의 유효요건”과 “등기가 부동산물권변동의 성립요건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권리상태를 진실대로 공시하여야 한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전자의 등기의 유효요건은 개별 등기의 각각의 유효요건을 의미하고, 후자는 순차로 경료된 등기의 전 과정을 대상으로 하여 논하는 것이다.( 김상용, 전게논문, 42면. )
 
그러므로 중복등기는 복수의 등기 각각에 있어서 절차적 요건과 실체적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지를 검토하여야 하는데, 후차등기는 특히 ‘기등기상태가 아니어야 한다’는 절차적 요건을 처음부터 결하고 있는 것이며, 그에 더하여 실체적 요건에 대해서도 선차등기와 마찬가지로 검토를 요한다.
 
그리고 중복등기에서는 하나의 부동산에 관하여는 하나의 등기용지가 개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부동산에 관하여 복수의 등기용지가 개설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등기를 무효로 처리해야할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확인 할 수 있는 사실은 외관상으로 명백하게 등기의 절차상 유효요건을 결하고 있는 중복등기에서의 후차의 등기에 대하여, 단순히 절차상 요건의 흠결만을 이유로 무효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중간생략등기나 등기원인이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등기 또는 무효등기의 류용의 허용 례에서 보듯이 등기의 유효성 판단에서 절차적 요건은 절대적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4.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과 중복등기
 
우리 나라는 부동산등기법 제 15조 본문에서등기부에는 1필의 토지 또는 1동의 건물에 대하여 1용지를 사용한다고 규정하여, 등기부의 편성방법으로 물적편성주의와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 따른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물적편성주의(Das system des realfolium)란 개개의 부동산을 중심으로 등기부를 편성하는 방법으로서 등기신청의 시점에 따라 순차로 등록하는 연대적 편성주의(Chronologsches system)나, 부동산 권리자를 표준으로 등기부를 편성하는 인적편성주의(Das system des personalfolium)보다 제3자에 대한 공시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보편화되고 있다고 한다 (유원규, 이중보존등기, 법과 정의 (경사 이회창선생화갑기념논문집),1995, 532면. )
 
물적편성주의에 따라 개개의 부동산을 중심으로 등기부를 편성하면서 동시에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 따라 등기부에는 1필의 토지 또는 1동의 건물에 대하여 1용지를 사용한다. 따라서 하나의 부동산에 둘 이상의 용지가 사용되어 이중으로 등기가 경료된다는 것은 원래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등기용지가 개설된 부동산에 대하여 중복된 소유권보존등기의 신청이 있었다면 앞에서 본대로 이는 부동산등기법 제 15조 2호 소정의 사건이 등기할 것이 아닌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각하를 면치 못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 반하는 중복등기가 개설되어 있는 경우에는 어느 등기를 유효한 등기로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로 된다. 이 경우의 판단기준이 되는, 부동산등기법 제 15조 1항 본문이 규정하고 있는 1부동산에 대한 하나의 등기용지는 어떠한 등기를 말하는 것인가가 먼저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김상용, 전게논문. 43면. )
 
원칙적으로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은 하나의 부동산에는 하나의 유효한 등기만을 두어야 하고 그에 저촉되는 다른 등기는 할 수 없으며, 설사 다른 등기용지를 개설했더라도 무효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새길 수 있을 것이다.
 
등기에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도 있을 수 있고, 형식적으로는 유효하게 등기되어 있더라도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무효인 등기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유효한 등기와 무효인 등기는 외관상으로는 모두 유효한 것으로 보이므로 실체적으로도 유효한지에 관하여는 재판상 확인이 되어야 한다.
 
중복등기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서 등기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후차의 등기가 바로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 반하여 1개의 부동산에 대해 2개이상의 등기용지를 개설시킨 것이 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등기가 경료된 시간적 선후에 따라 유효한 등기와 무효인 등기가 판별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등기가 유효한 등기라고 새기게 되면,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서 말하는 등기의 의미도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등기로 파악하게 된다.
 
한편 더 나아가 이렇게 새기지 않더라도 본래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은 공시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합리적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서, 이것은 물적편성주의를 취하고 있는 법제하에서 1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1개의 등기용지에 등기가 실행되어 있으면 다시 별개의 등기용지에 등기를 실행할 수 없다는 원칙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적절차적 원칙으로부터 권리의 존부판단에 직결되는 이중등기의 효력을 결정한다는 것은 타당치 않을 수 있다. (김학동,주석 물권법(상) . (집필대표 이영준) 한국사법행정학회. (1991) . 199면. )
부동산등기는 부동산 물권변동의 과정과 현재의 부동산물권의 권리상태를 빠짐없이 진실 그대로 공시하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는 점에 비추어서 보면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서의 등기도 실체적 진실을 공시하고 있는 등기를 말한다고 볼 여지가 커진다.
 
 
 
5. 부동산등기의 효력과 중복등기
 
부동산등기는 일반적으로 권리변동적 효력, 대항적 효력, 순위확정적 효력, 권리추정적 효력 등을 갖는다. 소유권보존등기에 대해서도 물론 이러한 효력이 인정된다. 그러나 중복하여 경료된 소유권 보존등기의 경우는 문제이다. 중복등기에서는 등기의 효력 가운데 특히 권리추정적 효력이 문제된다.
 
등기의 권리추정적 효력이란 등기가 형식적으로 존재하기만 하면 가령 무효인 등기라 하더라도 그에 부합하는 등기부상의 권리가 실체법상으로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형식적으로 동일성이 인정되는 두 개의 보존등기가 존재하게 되는 중복등기가 경료되었다 하더라도, 그 각각의 등기에 권리추정력이 인정된다. (손지열, 중복등기의 제 문제 재판자료 제43집(1988) . 427면. )(독일에서는 중복등기는 어느 것이나 추정력이건 공신력이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Staudiger, Munchener, Soergel-Baur, Westermann, Baur Palandt) 이고, 또 판례(RGH 56,58; BGHZ Betrieb. 1969. 1458) 라고 한다. 이상 정옥태, 전게논문. 11면. )
 
그러므로 중복등기에 있어서 등기의 권리추정적 효력은 선차등기이든, 후차등기이든 동일한 정도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 장에서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될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중복등기에 있어서선차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후차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느냐의 여부를 가릴 것 없이 무효라고 하므로, 등기의 권리 추정력에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즉 우리 대법원 판례는 선차등기에는 강한 추정력을, 후차등기에는 약한 권리 추정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김상용, 전게논문. 44면. 한편 동 논문에서는 판례의 이러한 태도는 결과적으로 선차등기에 대해서 권리추정력을 넘어서 일종의 등기의 권리창설적 효력(rechtserzeugende kraft) 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그러나 중복등기의 효력을 논함에 있어서 선차등기와 후차등기의 사이에 권리추정력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등기의 효력과 관련하여 판례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복등기 상호간에서는 등기의 추정력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독일의 학설판례를 볼 때 더욱 그러한 의문이 생기게 된다. 등기부에 등기된 이상에는 앞의 등기에만 추정력을 인정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정옥태, 전게논문. 11면, 김상용, 상게논문.45면. )
 
 
 
6. 소 결
 
지금까지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의 운용실태를 중복등기의 취급과 관련되는 범위에서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다음의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의 기능과 이상은 물권변동의 과정과 부동산의 현재의 권리상태를 진실대로 공시하려는데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부동산 물권변동의 요건으로서의 등기가 유효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절차적 요건과 실체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지만 학설과 판례는 절차적 요건 만큼은 상당부분 완화하여, 절차적 유효요건을 결한 등기라도 실체적 유효성을 갖추고 있으면 이를 유효한 등기로 인정하는 예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셋째로,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에서의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은 1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1개의 등기용지가 실행되어 있으면 다시 별개의 등기용지에 등기를 실행할 수 없다는 기술적, 절차적 원칙일 뿐이며, 따라서 이러한 기술적절차적 원칙으로부터 중복등기의 효력을 결정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점이다. 아울러서 1부동산1등기용지의 원칙에서 말하는 등기는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등기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넷째로, 부동산등기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권리변동적 효력, 대항력, 순위확정적 효력, 권리추정적 효력 등이 인정되는데 특히 권리추정력에 있어서 중복등기의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각각의 등기에 모두 추정력이 인정되는데, 등기의 시간적 선후에 따라서 추정력에 차이를 둠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 부동산등기제도의 운용과 관련한 이상의 몇 가지 점은 중복등기의 효력문제 등을 해석판단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고려해야할 중요한 판단기준 내지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