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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한 유형적 검토
 
 
이상에서 살펴 본 것처럼 실체법설에 의하여 중복등기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기본적으로 타당하겠지만 같은 중복등기라 해도 구체적으로는 그 형태가 다양하고 따라서 각 경우에 어느 쪽의 등기를 유효하다고 할지는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중복등기의 몇 가지 유형에 따라 이를 나누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1. 동일한 부동산에 동일한 명의인에 의한 중복등기가 개설된 경우
 
가장 단순한 형태인 이러한 중복등기의 경우에는 선등기를 유효로 인정하고 후등기는 직권말소되어야 한다. 이러한 결론은 어느 설을 취하건 동일하다. 이때 앞의 등기에 기한 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김학동, 전게주석물권법 200면 ; 손지열, 전게논문 419면 )
 
  
2. 동일한 부동산에 동일한 명의인에 의한 중복등기가 개설되고 후등기에 기한 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
 
예컨대, 갑이 선후 두 개의 보존등기를 한 후에 후등기에 기하여 을이 이전등기를 한 경우에, 실체법설에 의한다면 이 경우 선보존등기명의인인 갑과 을 간의 실체권리를 판단하여 무권리자 쪽의 등기를 말소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고찰해 보면 적어도 실체법설의 입장에서 갑명의의 선후보존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여 모두 유효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한, 이 경우에 선등기와 후등기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다같이 유효한 양등기 중 일방이 타방에 논리적으로 내포되어 있다면 그 포괄범위가 넓은 등기를 존속시키고 다른 등기를 말소하는 것으로 등기의 본무는 충분히 실현되는 것이며, 이 점은 갑이 선후 두 개의 보존등기만을 한 경우 나 여기에 선등기에 기하여 을이 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와 달리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실체법설을 취하면서도 등기경제 또는 편의처리라는 관점에서 선등기를 직권으로 말소함이 타당하다할 것이다
.( 가재환, 전게논문 81-82면 ; 손지열, 전게논문 419면 ; 판본소, 전게서60면 ; 산전성, 전게 주석민법(6) 213면. 이에반하여 대법원 1981.8.25. 80다3259판결은 후등기를 직권말소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밖에도 이러한 경우에 선차등기를 유효한 등기로 인정하고 후차등기를 무효의 등기로 인정한 판례로는 대법원 1962.2.15. 4294민상448판결, 1981.6.29. 80마601결정, 1983.12.13. 83다카743판결, 1993.2.23. 92다36397판결등이 있다. )
 
등기부와 대장을 일치시킴으로써 중복등기문제가 사실의 등기문제에서 표제부등기의 문제로 변해버린 일본에서도 A의 소유권보존등기와 A에서 B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고, 후에 만들어진 등기용지에는 B의 소유권보존등기와 B에서 C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고, 양 용지 모두 그 이외의 권리의 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등기경제라는 면 뿐만아니라 원칙적인 방법에 의하지 않고 먼저 설치된 등기용지를 폐쇄한다고 해도 이것에 의해서 권리의 등기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고도 생각되지 않는 점에서 편의조치로서 먼저 마련된 등기용지에 관한 표시등기의 말소등기를 직권에 의해 행하고 그 용지를 폐쇄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하고 있다. (반전정부, 주석부동산등기법. 유비각(1987). 37-38면 )
 
 
 
3. 동일한 부동산에 동일인 명의의 중복한 소유권보존등기가 있은 후 선후의 보존등기에 기하여 제3자에게 각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예컨대, 갑이 중복하여 2개의 보존등기를 경료하고 이에 기하여 선보존등기에는 을이, 후보존등기에는 병이 각각 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이다. 이 경우 실체법설의 입장에서는 을,병중 실체권리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등기의 우열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서 실체권리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선등기는 유효, 후등기는 무효라는 절차법적 공식이 적용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다만 선보존등기와 후보존등기는 그것이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한 모두 유효로 평가되어야 하며, 따라서 그러한 경우에는 을, 병 간의 관계는 이중양수인 간의 권리우선관계 일반론으로 돌아가서 먼저 유효하게 등기를 취득한 사람이 적법한 권리자로 되고 그 명의의 등기가 우선한다.

다만 먼저 경료받은 등기가 다른 이유로 무효인 경우에는 그 우선권을 주장하지 못한다.
(손지열, 전게논문 423면 ; 김학동, 전게서 201면 )
 
 
 
4. 동일한 부동산에 대하여 명의인을 달리하여 중복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경우
 
예컨대 갑과 을이 각각 동일부동산에 소유권 보존등기를 경료한 경우이다. 실체법설을 취하더라도 다시 사례를 나누어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① 갑, 을 중 1인이 전혀 무권리자인 경우
 
이 때에는 무권리자에 의한 보존등기는 무효이므로 그 등기를 말소하면 된다.
 
 
② 미등기의 상태에서 갑, 을이 각각 진실한 소유자인 제3자로부터 양수하여 보존등기를 한 경우
 
등기를 먼저 갖춘 갑이 우선한다. 갑이 보존등기를 함으로써 실체적인 권리자가 된 이상(이전등기 대신 보존등기를 하더라도 물권변동의 효력에는 차이가 없다), 뒤에 된 을명의의 등기는 무효의 보존등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을도 소유자인 제3자로부터 양수한 자이므로 전혀 무권리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을은 제3자로부터의 양수사실을 가지고 갑에게 대항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손지열, 상게논문 423면 ; 김학동 상게서 201면 )
 
 
③ 선보존등기 명의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한 자가 이전등기 대신 보존등기를 경료한 경우
 
이 경우에 절차법설의 입장에서는 후등기를 무효로 하겠지만, 실체법설의 입장에서는 부동산 양수인이 이전등기 대신 보존등기를 하더라도 물권변동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법리 (대법원 1968.6.4. 선고, 67다763판결 ; 1984.1.24. 선고, 83다카 1152판결.)에 따르는 한, 을 명의의 후보존등기를 무효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을이 양수하고 등기를 갖춘 한 그 등기를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하여야 할 것이고 그 당연한 결과로서 갑의 등기를 권리자체는 처분되고 형체만 남은 등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이 때에는 양수인 명의의 보존등기는 효력이 없다함이 최고재판소판례(소화 41.9.29. 판례)이고 이와 견해를 달리하는 판례나 학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상 손용근, 전게논문 465-466면)
 
갑으로부터 제3자 앞으로 이전등기가 먼저 경료된 후에 을의 보존등기가 행해졌다면 을의 등기가 무효로 되어야 하겠지만 을의 보존등기가 있은 후에 갑으로부터 제3자 앞으로 이전등기가 행해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결정된 갑, 을 간의 권리귀속관계의 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며,

이때 등기부를 신뢰하고 거래한 제3자가 가혹한 불이익을 받음은 사실이나 이것은 등기의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는 우리 법제상 부득이한 일이다
( 배병일, 전게논문 25면 )
 
 
④ 미등기상태에서 부동산의 양도양수가 있은 후 양도인양수인 쌍방이 보존등기를 한 경우
 
이 경우는 부동산의 이중양도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등기의 선후에 따라 선등기가 유효하다고 함이 타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갑으로부터 양수받은 을이 아직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을은 아직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상태에서 갑이 보존등기를 하였다면 실체관계에서도 갑이 소유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을이 이미 오랬동안 그 부동산을 점유사용하여 왔고 갑에게 반사회적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갑의 등기가 무효로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김학동, 전게서 201면 )
 
한편 이 경우에는 갑, 을 양자간의 계약내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나 원칙적으로는 양수인 측이 우선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는 견해도 있다. (손지열, 전게논문 425면. 한편 일본의 경우에는 양도인이 양도후 먼저 미등기부동산에 대하여 보존등기를 경료하였는데 양수인이 다시 보존등기를 한 경우에 견해가 갈린다. 판례의 주류(일 대심원 소화 8.11.20. 판결, 소화12.8.4. 판결 ; 일 최고재판소 소화 31.5.25. 판결) 및 다수설(계능통효, 산전성, 아처영, 삼지원순일, 천소무, 촌상순일)은 양수인 명의로 된 이중보존등기무효설을 취하고 있으나 일부 판례(일 대심원 소화 8.5.13. 판결)와 소수설(아옥민, 길야위,이등도보)은 유효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상 손용근, 전게논문 465면. 그러나 이 논문에서 소수설의 입장을 따른 판례로 인용한 소화 8.5.13판결은 양수인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먼저된 때의 판결이므로 정확한 분류로 보기어렵다(이에 대해서는 길야위, 전게서 351면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