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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절 무효인 중복등기에 기한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부
 

1. 서
 
중복한 소유권 보존등기가 경료되어 선후의 등기가운데 어느 한 등기가 무효로 되어야 할 처지에 놓였을 때, 무효로 된 등기에 기초하여 민법 제245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하여 대항할 수는 없을까 이 문제는 절차법설에 의하거나(이 경우에는 후등기명의인이 주로 이를 주장하게 될 것이다), 실체법설에 의하거나(이 경우에는 실체법상 무효로 되는 등기의 명의인이 주로 이를 주장하게 될 것이다) 상관없이 논의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크게 보았을 때는 무효인 등기의 유효화문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그다지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나( 96년 이전에 이문제를 다룬 것으로는 김시수, 중복등기의 효력과 취득시효 법조. 제388호(1989.1)87-95면 ; 김오수, 중복등기에 관한 판례의 몇가지 문제점. 민사재판의 제문제 제7권(공우 윤일영선생죽당 김상원선생 화갑기념) 1993. 민사실무연구회간 463-482면 등이 있다. ),

1996년에 이에 대한 전원합의체판결이 나오게 되면서부터 보다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이 문제를 다룬 판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선 이 문제에 관한 판례의 흐름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살펴보기로 한다.


 
 
2. 판례
 
 
1) 1996년 전원합의체판결 이전의 판례
 
① [판례-1] 대법원 75.10.17. 75다1602판결(판결집 제23권 3집 47면). 이 판결과 이하의 대법원77.11.22. 71다1473판결 및 대법원78.1.10. 77다1795판결은 본 논문의 제3장 제3절 의 제1에서 이미 소개되었다.  
은 을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이중으로 된 등기이기 때문에 당연무효의 등기인 이상, 이 보존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되는 여부(을이 적법하게 전득하였건, 또는 그 토지에 대하여 취득시효가 완성되었건,……)를 가리지 아니하고 동일토지에 대하여 먼저 경유된 보존등기명의자인 갑은 이중등기명의자인 을에게 대하여 그 이중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② [판례-2] 대법원 77.11.22. 71다1473판결
는 뒤에 된 등기는 중복등기로서 당연무효인 이상 그 뒤의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되는 여부, 즉 그 등기가 실질적인 권리자로부터 적법하게 전득하였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든,……먼저된 보존등기명의자는 뒤의 이중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③ [판례-3] 대법원 78.1.10. 77다1795판결(민판집 241집 40면). 이 판결은 1978.12.26. 선고, 77나2427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해 폐기되었다.
은 민법 제245조 제2항 소정의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취득시효에 있어서의 ‘등기’ 라고 함은 1부동산1용지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한 등기를 말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당연무효인 이중보존등기에 터잡은 것인 이상 이와 같은 당연무효인 …등기를 근거로 하여서는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④ [판례-4] 대법원 88.4.12. 87다카1810판결(공보 1988, 835면)
는 동일한 토지에 관하여 토지공부상 합병, 분할이 있기 전의 구 토지에 관한 등기부가 폐쇄되지 않은 채 합병, 분할 후의 신지번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새로 경료된 후 구지번에 관한 등기부에 신지번에 관한 등기부와 다른 권리관계가 등기된 경우에는 명의인을 달리한 이중등기에 해당하여 그 실체적 권리관계에 따라 유효한 등기를 가려야 한다.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으로서 소유자로 등기한 자라 함은 적법 유효한 등기를 마친 자일 필요가 없고 무효인 등기라 할지라도 그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오 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하여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⑤ [판례-5] 대법원 94.4.26. 93다16765판결(공보 1994상, 1455면)
는 원래 갑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된 경북청송군 부동면 지동 산 32임야 23,008의 일부인 이 사건 계쟁토지가, 1956.12.10.관할 관청으로부터 하천법상 준용하천으로 지정 고시되어 소유자가 소외 대한민국으로 등재된 이래, 을등이 경북도지사로부터 양여받아 다시 수필지로 분할하여 1974.9.17.소유권보존등기를 하고 피고 을`, 을``등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것을 갑의 상속인갑`가 중복등기임을 이유로 말소를 구한 사건에서,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존하지 않는 허무의 투지에 대한 등기라고 볼 수 없고,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으로서 소유자로 등기한 자라 함은 적법 유효한 등기를 마친 자일 필요가 없으므로(당원 1988. 4.12. 선고 87다카 1810 판결 참조), 피고들 명의의 등기가 등기부시효취득의 요건이 되는 등기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없다.

…… 위 두 사람이 위 과수원과 대지의 2필지 토지를 공동매수한 뒤 공유물의 관리 내지 사용수익방법으로 현 점유상태와 같이 각각 구분 점유하기로 협의한 결과라면 이 두 토지는 위 두 사람이 공동명의로 등기하고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본다면 위 두 사람은 그들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들이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위 두 토지를 등기부시효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 (
이 판결과 위의 87다카1810판결은 1996.10.17.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하여 폐기되었다. )이라고 하여 위 87다카1810판례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2) 1996.10.17.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1996.10.17. 선고, 96다12511판결, 공보 1996상, 3186.
1996.10.31자 법률신문 제2546호 9면
 
이상에서 보듯이 판례는 중복등기로서 무효로 되는 등기에 기해서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초기에는 소극적으로 보아오다가 88년과 94년의 판결에 와서는 적극적 입장을 나타내 보였다. 그러다가 본 판결에 이르러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으로 분명한 소극적 입장을 천명하였다.
 
 
① 사실관계
 
ⅰ) 행정구역변경전의 이 사건토지인 강원도 양양군 속초읍 논산리 423 답 1,027평은 1956.10.15.에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소외 망 고선재명의로 멸실회복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이 멸실회복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전등기의 접수일자, 접수번호 및 원인일자 등이 불명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그러한 멸실회복등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멸실회복등기의 실시요강에 따라 등기공무원이 토지대장등본 등 전등기의 권리를 증명할 공문서가 첨부된 등기신청서에 의하여 적법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러한 사실은 이 사건 판결의 판결문자체에서 1981.11.24. 선고 80다3286전원합의체판결, 1995.3.17. 선고 93다61970판결 등을 근거되는 참조판결로 인용하면서 확인하고 있다.)
 
ⅱ) 위 토지에 분할이 이루어져, 분할되어 나온 토지중의 하나인 강원도 양양군 속초읍 논산리 423의4 토지 1,759㎡가 지목과 행정구역의 변경으로 속초시 조양동 553의 4 철도용지 1,759㎡로 된 후 그 토지(이 토지는 이후 인근의 다른 토지와 합병되어 계쟁토지로 되었는데 본 사건의 대법원판결에서는 (마)부분토지로 불리고 있다)에 관하여 1983.4.4. 피고 대한민국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
 
ⅲ) 이에 원고들은 피고 대한민국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중복등기로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소유권보존등기말소를 소로써 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피고 대한민국은 이 소송에서 이 부분토지에 대하여 1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점유함으로써 등기부시효취득하였고 따라서 이 부분토지에 관한 피고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되는 유효한 등기이므로 원고들의 등기말소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제1심은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고, 이에 피고가 항소하여 항소심에 이르게 되었다.

 
 
② 항소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6.1.31. 선고, 95나39054판결) 과 상고이유
 
항소심에서는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여 1부동산 1등기용지주의를 취하는 현행 부동산등기법 아래에서는 피고가 먼저 경료된 등기부상의 소유자인 원고들을 상대로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것은 몰라도 나중에 경료된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그 등기에 대한 말소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위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한편 원고들은 1973년경부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ㆍ공연하게 점유하였음을 이유로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그것도 받아들여졌다). 이에 피고들은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다.

 
③ 판결요지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로서 종래의 판결을 변경하면서, 원심판결을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즉, 동일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명의인을 달리하여 중복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먼저 이루어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가 되지 아니하는 한,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는 실체권리관계에 부합되는지의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이 무효라고 할 것인데(당원 1990. 11. 27. 선고 87다카 2961, 87다45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망 고선재 명의로 경료된 위에 본 멸실회복에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 기초가 된 소유권보존등기가 무효라고 볼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토지의 일부에 해당하는 (마)부분 토지에 관하여 그 후에 피고명의로 경료된 소유권보존등기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고, 거기에 중복등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배치되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
 
민법 제245조 제2항은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법 조항의 ‘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 15조가 규정한 1부동산 1용지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한 등기를 말하므로,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명의인을 달리하여 소유권보존등기가 2중으로 경료된 경우 먼저 이루어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니어서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가 무효로 되는 때에는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나 이에 터잡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근거로 하여서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원 1978. 1. 10. 선고 77다1795 판결 참조). 이와 다른 견해를 취한 당원 1988. 4. 12. 선고 87다카1810 판결 및 1994. 4. 26. 선고 93다16765 판결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고 하였다.
 
 
3. 검 토
 
1996.10.17.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복등기법리와 등기부취득시효에 관한 그동안의 엇갈렸던 판례의 입장을 정리통일한 것이며, 1990.11.27.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나타난 절차법적인 판례의 태도와의 균형을 고려한 판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하의 판례에 대한 검토는 96년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판결은 민법 제245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의 기초가 되는 등기는 1부동산 1등기용지주의에 부합하는 등기만으로 한정되고, 1부동산1등기용지주의에 반하여 무효인 등기는 제외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등기부취득시효의 기초가 되는 등기는 유효무효의 모든 등기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등기 중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인 등기와, 그 등기에 터잡아 경료된 등기는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타당한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제도의 운용과 관련한 몇 가지의 문제를 검토하면서 다루어 보기로 한다.
 
 
1) 등기부취득시효요건으로서의 등기의 인정범위와 관련한 문제점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245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즉, 첫째로는 당해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된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고, 둘째로는 그 부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무과실로 10년 이상 점유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소유자로서 등기된 기간과 점유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소유자로 등기된 기간과 점유기간이 때를 같이하여 다같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시효취득자명의뿐만 아니라 앞 등기명의까지 합쳐서 10년간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으면 족하다.
( 대법원1989.12.26. 선고, 87다카2176 전원합의체판결(공보 866호, 342면).
 
여기서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립요건인 등기는 어떠한 등기를 의미하느냐가 문제된다. 그것은 96년의 판결이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인 등기에 기초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므로, 등기부취득시효성립요건으로서의 등기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선결적인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첫째로 당해 부동산의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가 이에 속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 왜냐하면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라 하더라도, 자기명의로 소유권등기가 되어 있음을 근거로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매매를 하고 그 매매를 등기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자가 그의 소유권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에 적극적으로 매매의 사실과 그것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유효성을 주장하여 자기의 소유권을 방어할 수 있음은 당연하며, 예비적으로 자기명의로의 소유권이전등기기간이 10년이 넘었음을 이유로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하여 자기의 소유권을 방어할 수도 있다
. (김상용, 전게논문 56면 )
 
둘째로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립요건으로 인정될 수 있는 등기는 무효인 등기가 이에 속한다. 예컨대, 매매계약에 기하여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고 점유의 이전까지 받은 상태에서, 매도인이 착오를 이유로 당해 매매계약을 취소하였으나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지 않은 채로 10년 이상이 경과하게 되면, 매수인은 그 무효인 매매계약에 기하여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를 기초로 하여 당해 부동산을 등기부취득시효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등기부취득시효의 인정요건으로서의 등기는 그 등기된 원인은 묻지 아니하며 따라서 원인무효의 등기라도 좋다.
(대법원 1994.2.8. 93다23367판결 ; 대법원 1988.4.12. 87다카2810판결 )형식적 유효요건을 결여한 등기이든 실체적 유효요건을 결여한 등기이든 이를 묻지 않는다.( 이영준, 전게서 499면 )
 
그럼에도 불구하고 96년전원합의체판결은 무효인 등기에 기초하여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되지만, 그 등기의 무효가 1부동산1등기용지주의에 반하여 무효인 때에는 그러한 무효인 등기에 기초하여서는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될 수 없고, 더 나아가서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인 등기에 터잡아 경료된 후속등기에 기초하여서도 등기부취득시효는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중복등기에 의하여 무효인 등기의 명의인이 당해 부동산을 1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할 수 없다면, 다같이 무효인 등기임에도 불구하고 등기부 취득시효의 성립요건으로 인정될 수 있는 무효등기도 있고 인정될 수 없는 무효등기도 있다는 결과가 발생하는데, 과연 무효인 등기의 가치판단에 이와 같은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김상용, 전게논문 57면 )
 
 
96년전원합의체판결은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이 될 수 있는 등기는 단순히 부동산등기법제15조가 규정한 1부동산1용지주의에 위배되지 않는 등기라고만 판시하면서, 또한 등기명의인을 달리하는 중복등기에 있어서는 선차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후차등기는 그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지를 심리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무효라고 판결하여, 결국 어느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면밀한 심리를 함이 없이 형식적으로 선차등기명의인에게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중복등기와 관련하여 등기부취득시효의 문제는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인 후차등기의 등기명의인은 자기의 등기를 유효한 등기로 신뢰하고서 당해 부동산을 10년 이상 점유하였으나, 유효한 선차등기의 명의인은 자기명의의 당해 부동산을 10년 이상 점유하지도 않았고, 무효인 후차등기의 무효확인 및 말소등기청구권을 10년 이상 행사하지 않았다. 물론 선차등기명의인이 중복의 후차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알지 못하였을 경우도 있겠고, 알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차등기명의인의 후차등기말소청구권은 선차등기명의인의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청구권의 내용이기 때문에 소멸시효에 걸리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어도 10년 이상 등기말소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또한 당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지도 않았으므로, 그의 후차등기말소청구권은 신의성실원칙의 구체화된 내용의 하나인 실효의 원칙에 의하여 실효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유효한 선차등기는 그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그 유효성이 인정되었고, 그 선차등기명의인은 당해 부동산을 10년 이상 점유하지도 않았으며, 무효인 후차등기의 말소청구권의 행사를 10년 이상 행사하지 아니하여, 비록 그 등기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리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후차등기의 명의인은 자기명의의 등기를 유효한 등기로 신뢰하였고, 1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무과실로 점유하여 왔으므로 당해 부동산의 진정한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복등기인 무효의 등기에 기초한 점유라는 이유로 소유권의 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권리외관인 등기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효하다고 하는 선차등기명의인의 소유권주장과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하는 후차등기명의인의 소유권주장 간의 진실에의 부합의 정도는 후차등기명의인의 그것이 더 높다고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이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인 등기로서 1부동산 1등기용지주의에 반하는 무효인 등기는 제외된다고 판시한 것은 ‘무효인 후차등기에는 그것이 공시하고 있는 부동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해한 것이 아닐까 판단하는 견해도 있다
.( 김상용, 전게논문 58-59면 )
 
그러나 무효등기인 후차등기의 명의인이 당해 부동산을 10년 이상 점유하여 왔으므로 무효등기에 의하여 공시되는 부동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복등기이기 때문에 무효인 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립요건이 되는 등기로 인정될 수 없다면, 그 무효인 후차등기명의인은 점유취득시효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결과로 되는데 그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2)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와 관련한 문제점
 
96년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복등기에서의 후차등기에 기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민법 제245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제도를 부동산거래의 안전을 위한 제도로 활용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등기부취득시효제도란 과연 어떠한 제도로 이해되어야 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본 판결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아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취득시효는 일정한 사실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된 경우에 이 상태가 진실한 권리상태와 합치하는가의 여부를 묻지 않고 그 사실상태를 그대로 존중하여 이를 권리관계로 인정하려는 제도이며 그러한 점에서는 소멸시효제도와 같다고 한다. (고상룡, 민법학특강. 법문사. 1994. 370면 )
 
이러한 입장은 결과적으로 취득시효제도가 비권리자로 하여금 권리를 취득하게 하고 권리자의 권리를 상실하게 만드는 제도로 이해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 민법의 취득시효제도는 권리자의 보호를 약화시키기 위한 제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관심을 두는 제도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것이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의의를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까닭이다.
 
취득시효의 존재이유에 대하여 판례나 일반적인 학설은 민법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와 제245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제도를 일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ⅰ)사회의 법률관계의 안정, ⅱ)증거보전의 곤난의 구제, ⅲ)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법리(이 이유는 ⅰ)의 이유에 포함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등을 취득시효제도 일반의 존재이유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곽윤직, 전게서 328면 )
 
일반적인 학설이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있는 사회의 법률관계의 안정문제는 바로 권리자와 같은 외관을 신뢰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민법상의 제3자 보호를 위한 여타의 제도와 비교해 보면 그 균형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민법은 제3자 보호를 위한 제도의 적용요건으로서 선의무과실 또는 최소한 선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민법 제129조(대리권소멸후의 표현대리)제249조(선의취득)제470조(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 또는 민법의 명시적 규정은 없으나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등은 선의무과실을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제108조 제2항(통정허위표시와 제3자)제110조 제3항(하자있는 의사표시와 제3자) 등은 선의를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245조 제1항(점유취득시효제도)은 그 요건으로 평온공연을 요구하고 있을 뿐 선의나 무과실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제245조 제2항(등기부취득시효제도)은 선의무과실을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중의 첫 번째 이유인 사회의 법률관계의 안정은 점유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로는 볼 수 없으며 오직 등기부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로만 이해하는 새로운 견해( 고상룡, 전게서 372면 )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또 하나의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로 들고 있는 증거보전의 곤난구제문제는 그 연역적 측면에서 볼 때 일반취득시효제도의 근거로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속한 권리행사의 사실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권리의 존재의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정당한 법률관계로 인정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주로 진실한 권리자의 지위를 안정시키는데 착안하고 있다고 한다. (고상룡, 상게서 373면 )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취득시효의 존재이유에는 전혀 차원을 달리하는 두 가지가 병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민법 제245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제도는 외관을 신뢰하여 거래한 제3자를 위한 거래안전보호제도로 이해하며,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제도는 증거보전의 곤난으로부터 진실한 권리자를 보호하려는 데 착안하여 가능한대로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고상룡, 상게서 373면 )
 
이렇게 이해할 때, 취득시효제도에 대한 오해의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취득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 관한 해석론적 측면과 연혁적 측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상룡, 전게서 370-380면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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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등기부취득시효제도는 사회의 법률관계의 안정, 즉 거래안전의 보호를 위한 제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96년의 전원합의체판결이 ‘중복등기의 후등기에 기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거래안전보호를 중시하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존재이유에 배치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3) 원인이 무효인 등기와 원인이 불존재한 등기와의 구별문제
 
마지막으로 직접적으로 96년 판례의 사실관계에 들어와서 이 판결의 문제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96년의 판례에서 나타난 사실관계에 의하면 중복하여 경료된 후보존등기는 피고인 대한민국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인데, 피고의 이 보존등기는 본래의 권리자로부터 매수했다거나 공용징수 등의 원인에 기하여 취득했다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으며, 단지 분명한 것은 계쟁토지에 관한 지목과 행정구역의 변경에 의하여 국가가 철도용지 관리대장에 등재하고 사용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계쟁토지는 해당 토지의 행정구역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그에 따른 등기부정리사무를 처리하는 등기공무원이 착오를 일으켜서 본래의 토지 소유자인 원고들과의 법률적인 아무런 관계도 없이 피고 국가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대한민국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전연 실체적 권리자로서의 외관을 갖추지 못한 자가 등기명의인으로 나타난 것이니, 등기의 원인이 불존재한 당연무효의 등기인 것이다.
 
한편 등기부취득시효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그 요건이 되는 등기에는 반드시 유효한 등기에 한하지 않고 원인이 무효인 등기도 포함되어야 함은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리하여 등기의 원인이 무효취소로 되는 경우에도 그러한 등기에 터잡아서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무과실로 그 부동산을 점유해 온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립요건이 되는 등기에 그러한 무효취소 등의 하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등기만을 포함하느냐, 아니면 거기에서 더 나아가 관련당사자 사이에 매매나 증여 또는 공용징수 등 어떠한 법률관계도 처음부터 전혀 없는 경우, 즉 등기의 원인이 무효인 정도를 넘어 전혀 ‘원인이 불존재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의등기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고상룡, 중복등기에 있어서의 후등기를 근거로 한 등기부시효취득의 여부 저스티스 제29권제3호(1996.12). 한국법학원. 249면 )
 
 
등기원인이 불존재한 경우의 등기에 기한 등기부취득시효의 인정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부정적인 입장에 서 있다.
 
ⅰ) [판례-1] 대법원 1966.10.18. 선고 66다1256판결(판결집 제14권 제3집 157면)
에서는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권리의 취득원인이 없이 등기가 경료된 경우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A가 원고 X종중 대표자격을 모용하여 피고 Y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사실만으로써 Y가 X종중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가 있음을 표시한 것이라 할수없다」고 하여 시효취득을 부정하였다.
 
ⅱ) [판례-2] 대법원 1977.10.11. 선고 77다1381판결(판결집 제25권 제3집 222면)
에서는 토지를 매수함에 있어서 그 인접토지가 그 매수토지의 일부인 것으로 알고 점유하여 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그 인접토지를 매수한 사실이 없는 한 권원의 성질상 이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였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밖에 대법원 1978.5.9.선고, 78다281판결(민사판결집 245-220), 대법원 1981.11.24.선고, 80다3083판결 등 )
 
 
이러한 판결은 주로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제1항)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소유의 의사를 판단하는 과정에서의 판결이지만, 어쨌든 판례는 부동산등기의 관계당사자사이에는 어떠한 원인이 객관적으로 존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판례는 원인이 부존재한 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고상룡, 전게논문(중복등기에 있어서의 후등기를 근거로 한 등기부시효취득의 여부) 259면 )
 
96년 판결의 사실관계에서 나타난 후등기는 원고와의 어떠한 법률적 관련성이 없이, 지목과 행정구역이 변경하는 과정에서 등기공무원의 착오에 기인하여 국가명의로 잘못된 등기가 경료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문제는 처음부터 등기부취득시효의 문제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고상룡, 상게논문 250면 )
 
이렇게 본다면 96년의 판결은 결국 처음부터 등기부취득시효의 문제로 다룰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등기부취득시효문제로 다루면서, 당해 사안의 타당한 해결을 위해 등기부취득시효의 성립요건이 되는 등기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서는 타당한 결론을 도출했지만 이론적으로는 무리하게 등기부취득시효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된다.
 
더구나 이 판결은 종래의 판결을 변경하면서까지 무효로 되는 후소유권보존등기나 이에 터잡은 이전등기를 근거로 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대법원이 일반적인 등기부취득시효의 법리(무효등기에 기해서도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된다는 법리)와 다르게 중복등기에 기한 등기부취득시효만은(예컨대, 관계당사자사이에 적법한 매매행위 등이 이루어 졌지만 중복등기나 이에 터잡은 이전등기를 근거로 하여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사안에서도), 계속해서 부정하는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상룡, 전게논문(중복등기에 있어서의 후등기를 근거로 한 등기부시효취득의 여부) 250면 )

 
 
4) 점유취득시효완성에 의한 무효등기의 유효화 문제
 
판례이론에 의하면 중복한 보존등기가 발생한 경우, 선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후등기는 무효이며, 중복등기로서 무효인 후등기에 기하여서는 등기부취득시효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게 된다. 그런데 후등기명의인이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제1항)의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당해 부동산에 관한 실체적 권리를 가지게 된 경우에 중복등기로서 무효인 후등기를 그대로 유효화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을까하는 것이 여기서의 무효등기의 유효화문제이다.

(판례는 본래 무효등기라도 제3자를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무효등기라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는데 인색하지 않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대법원1964.12.29. 선고, 64다1176(판결집 제12권 2집 237) ; 1969.3.4. 선고, 67다2910(판결집 제17권 1집 259면) ; 1989.10.27. 선고, 87다카425(공보 862호 1770) 등 굳어진 판례라고 할 수 있다. )
 
이것은 결국 중복등기로서 무효인 후등기에 기한 점유취득시효의 성부의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등기자체의 효력과는 상관없이 점유의 효력에 의해 법이 일정한 효력을 거기에 부여해 주는 것이므로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한 문제와 완전히 동일한 문제는 아니다.
 
이하에서는 이 문제에 관한 대법원의 립장을 살펴보고 이를 검토하기로 하겠다.
 
① 판례의 태도
 
ⅰ) [판례-1] 대법원 83.8.23. 83다카848판결(판결집 제31권 4집, 67면)
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무효의 회복등기가 경료되고, 그 회복등기에 기초하여 경료된 뒤의 등기명의인에 관하여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 제1항)의 요건이 완성된 다음 다른 사람 명의로 다시 보존등기가 경료된 사안(즉, 선보존등기인 회복등기와 후보존등기의 실체관계에의 부합여부만을 따져 볼 때는 선보존등기는 무효인 반면 후보존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었다)에서,

부동산등기는 그에 이른 과정이 사실과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부동산에 관한 현실의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것인 한 유효한 것이므로 그 등기가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무효의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 후에 그 등기에 대응하는 실체상의 권리관계가 존재하게 되어 부동산에 관한 현실의 권리관계와 부합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유효한 등기라 할 것이고 따라서 회복에 인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한 무효의 등기인 경우에도 그에 기초하여 경료된 뒤의 등기가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고 뒤의 등기를 할 때까지 그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상 리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가 없을 경우에는 뒤의 등기는 비록 무효의 회복등기에 기초하여 경료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뒤의 등기는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ⅱ) [판례-2] 대법원 87.3.10. 84다카2132판결(공보 799호, 621면) 이 판결과 다음에 나올 대법원 1988.3.22. 선고 87다카2568 판결은 동일 토지에 대한 것인데, 중복등기에 관하여 실체법설을 취한 판결로서 앞에서 이미 언급된 바가 있다.
는 을이 일제하에서 토지조사령에 의하여 사정 받은 경기도  가0리 7 임야14,411평을 을`가 매수하여 수필지로 분할하여 보유하던 중 이 임야에 관한 등기부 등 모든 공부가 6.25동란 중에 멸실되어 복구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1953.5.8에 갑이 의정부읍장이 발행한 토지소유권증명원을 첨부하여 위 가능리 7의 1 임야 13,714평에 관한 회복등기를 신청하여 같은 날 동인명의로 회복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져 갑`가 이를 매수하여 이전등기를 마친 바 있는데,

을`는 이 부동산에 대하여 1978.6.26에 소유권보존등기를 새로이 경료하였고, 이에 갑`등이 을`등을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하기에 이른 사안(이 사건에서 갑의 회복등기는 의정부읍장이 발행한 토지소유권증명원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나, 이 회복등기신청당시에 시행되던 구지적법 및 동법 시행령의 각 규정에 의하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대외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권한은 지적공부를 작성비치하여 그 등록사무를 관장하던 소관 세무서장에게 있었으므로 이 멸실회복등기는 정당한 작성권한 없는 자가 작성한 토지 소유권증명원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었다.)에서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하여 실체법설에 의거하면서, 중복보존등기의 실체관계를 가려본 결과

그중 어느 하나가 무효의 보존등기여서 이에 터잡아 이루어진 뒤의 등기도 역시 무효가 되었다 하더라도 현재의 권리관계를 표상하는 등기가 그에 대응하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고 그 등기가 있기까지 그 토지에 관하여 등기부상 리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가 없을 경우에는 그 등기는 유효한 등기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ⅲ) [판례-3] 대법원 88.3.22. 87다카2568판결(공보 823호, 681면)
은 역시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하여 실체법설에 의거하면서 분할 전후의 토지 사이의 중복등기에 관하여 84다카2132판결과 같은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위 84다카2132판결과 본 판결은 역시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한 무효의 회복등기가 경료되고, 그 회복등기에 기초하여 경료된 뒤의 등기명의인에 관하여 점유취득시효의 요건이 완성된 다음 다른 사람명의로 다시 보존등기가 경료된 사안이었다.
 
 
ⅳ) [판례-4] 대법원 89.6.27. 88다카19408판결(공보 854호, 1155면). 이 판결도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한 판결로서 이미 앞에서 인용된 바가 있다.
는 선 등기부상에 국가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상태에서 일본인 명의의 후보존등기가 경료되고 후보존등기에 기초하여, 당해 귀속농지를 농지개혁법에 따라 분배받아 상환을 완료한 갑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다음 갑으로부터 위 토지를 매수한 을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안에서,

역시 중복등기에 관한 실체법설에 의거하면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무효의 등기에 터잡은 것이라 하더라도 갑의 분배와 상환으로 인한 유효한 등기에 기초하여 경료된 것이므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부합하고 그 등기를 할 때까지 위 토지에 관하여 등기부상 리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가 없을 경우에는 원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② 검 토
 
위의 판결들은 처음에는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던 선 보존등기부상의 소유명의인에 관하여, 점유취득시효의 요건이 갖추어진 때에는 그때부터 등기는 유효라는 것이며, 그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서 그 유효화의 시점 이후에 경료된 후보존등기는 선보존등기와의 비교에서는 오히려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판결들은 사실 대법원이 중복등기에 관하여 실체법설에 입각하던 시기에 실체법설의 입장에서 나온 판결이다.
 
그러나 무효등기의 류용문제에 대하여 판례는 리해관계있는 제3자가 없을 것을 조건으로 이를 널리 인정해 오고 있으므로, 현재의 절차법설적인 판례하에서도(위와 반대로 선보존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후보존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여부를 가릴 것 없이 무효라고 하는 경우에도) 후보존등기의 명의인 또는 이에 터잡은 등기의 명의인에 관하여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 제1항)의 요건이 갖추어지고 리해관계있는 제3자가 없는 때에는 그 때부터 후등기의 유효화를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오수, 전게논문 473면 )
 
물론 절차법설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현재의 판례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김오수, 상게논문 474면 )
 

 
4. 소 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판례는 중복등기의 효력에 관하여 선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후등기는 무효라는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으면서, 중복등기로서 무효인 후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민법 제245조 제2항)의 성립요건으로서의 등기로도 인정될 수 없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도를 일관하게 되면 후등기의 명의인이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후등기를 유효화하는데 인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절차적 기준에 철저한 태도는 등기경제를 도외시한 태도로서 등기제도 운용상 반드시 타당한 태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